2017.07.25 14:13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행복공장은 '성찰을 통해 개개인이 행복해지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위기와 갈등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프로젝트를 기획하였습니다. 3월부터 5월, 9월부터 12월까지 매주말 스무 명 남짓의 사람들이 1.5평 독방에서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24시간의 고요를 통해 내가 새로워지고 우리 사는 세상이 행복해지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행복공장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감옥에서 온 편지 15] 화려한 다른 어떤 여행보다...

 

주어진 과제와 해야 할 일의 목록을 신경쓰지 않고 마음과 머리를 맑게 비워보고 싶었다. 주말에도 분명 몸은 쉬고 있는데도 늘 마음은 쫓기는 기분이었다.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일상의 무게 앞에서 그저 미뤄두기만 했다. 이러저런 이유로 마지막 주에야 참여하게 된 릴레이성찰 독방 24시간 프로그램. 오리엔테이션을 끝내고 핸드폰을 반납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외부와 단절된다고 생각하니, 독방에 입실할 때 잠시 긴장이 되기도 했다.

 

 

정면으로 보이는 큰 창문 앞에 단촐한 책상 하나와 차를 마실 수 있도록 준비된 소박한 다기가 놓여 있다. 마음이 차분해 졌다. 독방체험이니까 혹시 고립감이나 답답함이 느껴지면 어쩌나 걱정도 약간 했었는데, 오히려 이 낯선 방문자를 환대해 주는 존재들이 거기 있었다. 바로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들과 햇살, 그리고 새소리와 바람이었다. 처음 한 동안 가만히 앉아 천천히 차를 마시면서 흔들리는 나뭇잎과 시원한 바람을 충분히 느껴보았다. 각자의 몫으로 주어진 삶을 소란떨지 않고 묵묵히 받아들이며 주변과 어우러져 살고 있는 자연의 모습을 통해 다시금 삶의 지혜를 배운다.

 

 

시간이 흐르고 고요한 침묵만이 주변에 가득하다. 뉴스도 없고, 휴대폰도 없고, 책도 없다. 외부의 모든 자극과 소음이 사라진 적막한 공간에 홀로 있으니, 내면의 움직임에 민감해지고 오감이 깨어나는 것 같다. 천천히 음미하는 차 한모금, 밥 한숟갈, 과일 한 조각을 과연 내가 언제 이토록 생생하게 느껴본적이 있었나 싶다. 평소에 무의식적으로 흘려보낸 것들, 눈길을 주지 못했던 존재들이 눈에 보였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고 했던 시인의 말이 떠올랐다.

 

 

어둠이 찾아오고 독방도 조금 익숙해 졌다. 문득 어쩌면 최대한 단촐한 삶을 살고자 한다면 1.5평 작은 공간만으로도 충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 사는데 그렇게 넓은 공간, 많은 것들이 필요했던가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얼마나 많은 잡동사니들을 채우고 사는지 화들짝 놀랐다. 치장하고 소유하느라 하나 둘 쌓인 수많은 물건들을 떠올리자니 불안하고 공허한 내 마음의 흔적들을 보는 것 같았고, 버리지 못한 많은 책들도 결국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는 안간힘처럼 보여서 갑자기 스스로 참 안됐다는 감정이 밀려왔다.

 

 

평소에는 알람을 세개나 맞춰놓고 자도 피곤할 때는 간혹 놓치기도 하는데, 공기가 좋아서인지 정신이 맑아서인지 6시 이른 아침, 어디선가 들려오는 오르골 소리같은 작고 청아한 소리에 눈이 떠졌다. 가벼운 몸으로 일어나 이불 정리와 세면을 마친 후, 창문을 열고 상쾌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이했다. 그리고 맑은 정신으로 백팔배를 했다. 처음으로 끝까지 해본 백팔배를 통해 나는 또 한번 몸을 다스리는 일이 마음을 다스리는 일임을 깨닫는다. 낮추고 엎드리는 동작을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음도 낮아지는 것 같았다. 절을 할수록 나이만큼의 부족했던 지난 날의 허물들이 떠올라서 눈물이 났고, 오늘의 내가 존재하기까지 나를 키우고 만들어준 귀중한 많은 인연들이 떠올라서 그들에게 감사했다.

 

 

24시간,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짧을 수도 있고 혹은 길 수도 있는 시간이다. 어떤 방해도 없이 독방에서 오롯이 내 자신의 내면을 마주했던 이 고요한 시간이 또 그리워질 것 같다. 화려한 다른 어떤 여행보다 값진 시간으로 내 마음에 새겨져 있다.

 

 

글 | 박선희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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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공장장
2017.07.18 15:03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행복공장은 '성찰을 통해 개개인이 행복해지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위기와 갈등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프로젝트를 기획하였습니다. 3월부터 5월, 9월부터 12월까지 매주말 스무 명 남짓의 사람들이 1.5평 독방에서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24시간의 고요를 통해 내가 새로워지고 우리 사는 세상이 행복해지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행복공장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감옥에서 온 편지 14] 행복공장에서 찾은 행복

 

 

바쁘고 정신없는 도심에서 벗어나 한적한 곳에서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쉬고 싶었다. 바깥 풍경을 멀리 바라볼 수 있는 큰 창이 마음에 들었다. 20시간 동안 누워서 혹은 앉아서 창을 통해 파란 하늘을 바라다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핸드폰이 곁에 없음에 감사했다. 아마도 핸드폰이 있었다면 이런 풍경을 온전하게 느끼지 못했을 것 같았다.

 

 

쉼이 목적이었지만 그래도 20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기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자세를 고쳐 앉아 내 자신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한 다섯 줄 정도 써내려가다 '요즘 행복하니?'라는 질문을 툭 던졌다. 특별한 일 없이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는 요즘이었기에 당연히 술술 써내려갈 수 있을 것 만 같았는데 선뜻 답을 하지 못했다. 당혹스러웠다. 그로부터 4시간이 지나서야 편지를 이어갈 수 있었다. '왜 선뜻 답을 이어가지 못했을까'라는 말로 시작하여 두서없이 머릿속에 생각나는 대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어릴 적부터 일기 쓰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고민이 있을 때. 명쾌하게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일기장에 써 내려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편안함을 느꼈다. 나에게 쓰는 편지도 그랬다. 명쾌하게 답을 내릴 순 없었지만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 현재 내게 어떤 것이 필요한지 어렴풋이 생각이 정리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시간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이 느껴졌다. 드디어 편지를 마무리했다. 편지를 쓰기 시작한지 11시간 만이었다. 편지에서 나는 과거보다는 미래에 집중했다. 긴 시간이 소요됐지만 그래도 편지를 완성할 수 있었던 건 아마도 이곳이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서울에서는 이렇게 긴 시간을 오롯이 편지 쓰는 데만 집중할 수 없었을 테니.

 

 

지금은 저녁 8시 15분이다. 그냥 휴식을 취하러 온 거라며 20시간 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고 있기엔 아깝단 생각이 들어 너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여기는 참 고요하다. 개구리 소리, 귀뚜라미 소리, 가끔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조차 평온하다. 서울에서는 느껴 보기 힘든 이 고요함과 적막감이 정말 좋다.

 

행복하니? 이 질문만 남겨 놓고 나는 쉽사리 답을 하지 못하고 4시간여 만에 답을 하네. 선뜻 YES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은 건 왜 일까? 요즘의 나를 돌아보면 딱히 안 좋은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딱히 즐겁지만도 않은 것 같다. 나만의 특유한 발랄함이 사라진 느낌이랄까?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서일까? 아니면 별 일 없는 일상이 지루한 걸까?

 

사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행복을 느낄 요소는 많은데... 우리 가족 무탈하게 건강히 잘 지내고 있고, 아빠 하시는 일도 순탄하게 반년을 맞이했고, 남자친구와도 간혹 토닥거리지만 여전히 잘 지내고 있고, 내 능력에 비해 과대평가 받으면서 직장생활 잘 하고 있고, 나름 여행도 다니며 부모님과의 추억도 쌓고 있는데. 근데 왜?

 

그러다 불현 듯 드는 한 가지 생각. 내 삶은 참 우여곡절도 많았고, 설렘도 많았고, 무언가에 열정적으로 빠져보기도 했기에 돌이켜보면 하루하루가 힘들고 정신없으면서도 참 재밌었다. 하지만 요즘의 나는 솔직히 얘기하면 재미가 없다, 설렘이 없다는 이유로 무탈하고 평온함이 주는 행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대학원 이후 너무 바빴던 삶에 대한 보상이라도 주려는 듯 조금 게을리 살아온 네 자신에게 뭔가 해놓은 것이 없단 생각에 울적해하고 미안해하고 있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계획하고 성취하는 걸 즐거워하는 너이기에 인생의 평탄함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거 안다.

 

그래도 민아야, 내가 보기엔 넌 지금 참 행복하다. 네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인생은 포레스트 검프에 나오는 재미있는 초콜릿 상자 같아질 거다. 그러니 생각을 전환하여 평온한 일상에 감사함을 느끼자.

 

두서없이 주절대는 속에서는 뭔가 조금씩 풀려가는 느낌이 들어 무거웠던 마음에서 평온하고 긍정적인 마음에 기분이 한결 가벼워진다.

 

돌이켜보면 겪지 않아도 될 일들을 너무 많이 겪어서 아픔도, 후회도 많다는 거 안다. 하지만 난 네가 과거에 너무 집착하는 사람이 되지 않길 바란다. 또한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해 지레 겁먹지 말고 담담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길 바란다. 특유의 발랄함을 다시 찾고 주위 사람 모두에게도 즐거운 에너지를 주도록 하자.

 

민아야, 서울로 돌아가거든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에 한탄하고 초조함을 느끼기보다 그 시간 자체를 즐기며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방법에 고민하고 또 다시 하나하나 이뤄나가길 바란다. 사람간의 관계에서도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좀 더 이해해주고 감사하도록 하자.

 

그리고 네가 선택한 모든 일에 대해 100% 만족할 수도, 후회가 1%도 없을 수도 없다. 분명 네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해 그리움과 호기심을 느끼겠지만 쓸 데 없는 IF를 생각하지 말고 주어진 길에서 더 행복할거란 확신을 가지고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자.

 

지금 느끼는 이 평온을 꼭 기억하고 현재에 행복에 대해 의심하지 말고 그렇게 지금처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길 바란다. 언제나 철없는 행동과 선택으로 고생시키지만 누구보다도 널 많이 아끼고 사랑하는 내가 있으니 자신감을 갖고 현재의 행복을 즐기며 살렴.

 

2017.05.27-28

 

하루하루를 쉼 없이 달려왔으니 조금은 쉬어도 된다며 내 자신에게 주는 포상이라도 되는 듯 방에 앉아 TV채널을 돌리고 핸드폰을 들여다 보내던 시간 속에서 온전하게 내 자신을 들여다 볼 시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내게 독방에서의 20시간은 사실 내 자신에 대해 완벽히 파악하고 완전한 고민을 해결하기엔 충분히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외부의 요인들을 향해 뿜어내던 나의 에너지를 내 안으로 향하게 하여 고스란히 품고 있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이곳에서 가슴 가득 느꼈던 평온함과 설렘을 간직하고 돌아간다. 무료한 일상이 크게 달라지진 않겠지만 같은 일상을 맞이하는 내 마음가짐은 분명히 달라졌다. 무탈한 하루에, 가족과 함께 하는 평범한 식사에, 푸르른 가로수에, 청명한 하늘에, 언제나 곁에 있는 사람들에 절로 감사함이 느껴지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글 | 이민아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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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공장장
2017.07.14 17:00

지난 6월 TBN 교통시대 <일요 초대석>에 출연한 사단법인 행복공장 권용석 이사장, 노지향 상임이사의 방송 내용입니다. 행복공장에서 하고 있는 다양한 일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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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공장장
2017.07.13 11:02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행복공장은 ‘성찰을 통해 개개인이 행복해지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위기와 갈등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프로젝트를 기획하였습니다. 3월부터 5월까지, 9월부터 12월까지 매주말 스무 명 남짓의 사람들이 1.5평 독방에서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24시간의 고요를 통해 내가 새로워지고 우리 사는 세상이 행복해지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happitory.org/relay_intro 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감옥에서 온 편지 13] 5분만이라도 내 마음 속으로 고요히 들어갈 수 있다면...

 

지난 2월초였던가? 미황사 금강스님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행복공장의 <릴레이 성찰 프로젝트-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24시간>이라는 프로그램의 추진위원을 맡아 달라는 내용이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쉽게 수락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으나 프로그램의 취지가 너무 좋아서 결국 동의하고야 말았다. 그렇지만 <리틀 포레스트>의 촬영 등으로 인해 시간을 내기가 녹록치 않아서 5월 20일에야 겨우 참가할 수 있었다.

 

 

홍천의 행복공장에 도착한 느낌은 매우 '단정하다'는 느낌이었다. 도로에 인접한 공장위치도 꽤 인상적이었는데 보통 명상을 하거나 조용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장소는 도로에서 안쪽으로 많이 들어간 곳을 선호하기 때문이었다. 공간설계자의 탄력성과 유연성이 마음에 들었다.

날씨가 좋아 다른 때보다 취소자가 많아서 열 두어 명의 참가자가 전부였는데 참가동기와 면면들은 아주 다양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시간이 있은 후 절하는 방법을 배우고 나서 2층 식당으로 이동했는데, 채식으로 마련된 정갈한 뷔페음식들은 내 입맛에 모두 잘 맞았고 이후 석식과 다음날 조식으로 준비된 음식들도 소박하고도 부드러워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데 도움이 되었다. 다기와 이불 등 최소한의 물품만 갖추어진 1.5평이라는 공간에 들어섰을 때 의외로 좁거나 답답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아마 창문 밖으로 보이는 시원한 풍경 덕분일 것이리라.

 

 

오후 2시 즈음 입실하여 다음날 10시 정도에 퇴실하는 일정이니 20여 시간의 조용한 시간이 오롯이 내게 남겨졌다. 수면으로 7~8시간 정도를 뺀다 하여도 스마트폰이나 읽을거리 없는 12시간과 대면하여야 하는 숙제가 주어진 것이다. 막막하게 느끼는 참가자들을 도와주기 위해 주최측에서 준비한 워크북이 있었는데, 각자의 인생에서 중요한 사건들을 통해 불행한, 혹은 행복한 순간을 그래프로 표기하며 정리하다보니 의외로 나의 삶이 불행한 일보다 행복한 일이 더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또 나의 인생을 돌아보며 기소-변호-판결을 내리는 항목도 있었는데, 변호와 판결의 과정을 통해 나 자신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자신에게 더 관대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80대가 된 자신이 현재의 자신에게 편지를 쓰는 부분도, 지금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의 소중함을 더 크게 인식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워크북을 마치고 나서는 그동안 바빠서 많은 마음을 쓰지 못했던, 내가 일하고 있는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활동가들에게 마음의 편지를 썼다. 조직의 대표로서 활동가들에게 하고 싶었던 당부의 말을 적으면서 내가 동물보호 활동에 대해 가지는 애정의 크기를 가늠해 볼 수 있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호흡명상을 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니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나쁜 습관들에 대한 생각이 이어졌다. 개선과 변화의 결심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결심이 반복되면 언젠가는 성취하는 경험이 있었기에 다짐만으로도 성과가 있다고 느꼈다.

 

 

사실 현실적으로 20여 시간을 내자면 못 낼 사람이 뭐 그리 많겠는가만은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쫓기듯 등 떠밀리며 살고 있다. 비록 타의에 의해 주어진 기회였지만 이번 릴레이 성찰 프로그램은 지나간 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앞으로 남은 시간들 또한 더 명확하게 구상할 수 있었으며 지금의 잘못된 습관에 대해 성찰하게 해 준 고마운 시간이었다. 성찰의 공간과 시간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지혜로운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비록 좌복 위나 조용한 공간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단지 5~10분만이라도 내 마음 속으로 고요히 들어갈 수 있다면 당신의 성찰과 변화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

 

 

글 | 임순례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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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공장장
2017.07.02 11:38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Editor 안하현 Photographer 김경수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1.5평짜리 방에서 누린 최고의 자유.

 

독방에 갇힌 채 하루를 보냈다. 내 몸의 감각에 집중했고 오로지 나만 생각했다.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1.5평짜리 방. 그곳에서 최고의 자유를 누렸다.

 

지난 주말에는 감옥에 갔다. 범죄를 저질렀거나 누군가를 면회 간 게 아니다. 내 발로 독방에 갇히길 자처했다. 벌써 눈치 챘겠지만 진짜 감옥은 아니다. 강원도 홍천에 있는 ‘행복공장 내 안의 감 옥’은 감옥 콘셉트의 명상 공간이다.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짧게는 20시간, 길게는 40시간 넘게 독방에서 보낸다. 많고 많은 시설 중에서 왜 감옥일까. 행복공장을 지은 권용석, 노지향 부부는 현대인들이 온전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검사 출신의 변호사 권용석 씨는 오랫동안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일에 파묻혀 보냈다. 건강이 나빠지고 일에 지칠 때쯤 문득 감옥을 떠올렸다. 하루라도 독방에서 쉰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바람은 28개의 독방을 갖춘 ‘내 안의 감옥’으로 현실이 됐다.

 

역설적이게도 감금을 전제로 하는 내 안의 감옥은 자율성을 가장 중시한다. 갇혀 있는 동안 방에서 무엇을 하든 간섭하지 않는다. 나도 이 여정에 동참하기로 했다. 감옥에 도착해 사회에서의 마지막 밥을 먹었다. 조금만 더 먹을까 욕심이 났다. 수감 시간이 다가오자 초조했다. 괜히 앞마당을 거닐며 햇살을 받고 바람을 쏘였다. 갇힌다고 생각하자 두려움이 일었다. 내가 미쳤지 왜 이 좋은 날에 감방에 들어가기로 했을까 후회가 들었다. 오후 2시. 방으로 들어섰다. 세로로 긴 방에는 세면대와 화장실이 있었다. 다행이다. 이만 하면 웬만한 서울의 고시원보다 좋다.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큰 창이 있어 답답함이 느껴지진 않았다. 얼마 안 되는 짐을 풀고 휴대폰을 밖으로 내놨다. 이곳에선 책, 휴대폰, 전자기기의 반입이 일절 금지된다. 상사의 문자와 이메일, 허세 가득한 SNS와도 이별 이다. 오히려 속이 후련했다. 달칵. 밖에서 문이 잠기며 속세와 완전히 단절됐다.

 

<야생초 편지>의 저자이자 감옥에서 13년을 보낸 황대권은 한 평짜리 방안에 혼자 앉아 있으면 자기 몸밖에 갖고 놀 게 없다고 했다. 한 평짜리 방안에서는 내가 우주요, 내 주변의 모든 사물이 내 몸의 일부로 깨닫게 된다는 말이다. 독방에 들어오자 할 일이 없었다. 나는 그의 말처럼 가만히 누워 나를 장난감 삼아 놀기 시작했다. 온몸을 쭉 뻗어 방의 크기를 재보았다. 팔을 양옆으로 쫙 뻗자 벽에 손이 닿을 1.5평의 크기를 몸으로 익혔다. 집을 떠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에 머물던 시인 백석도 같은 마음이었을까. 그가 말한 그 굳고 정한 갈매나무처럼 마침 내 방 앞에도 소나무가 보였다. 나는 오랜 시간 누워 나무와 창밖으로 떨어지는 해를 감상했다. 시계를 가져오지 않은 게 참 잘했다 싶었다. 해가 지고도 밝음의 기운은 오래 대지에 머물렀다. 깜깜해질 때까지 불을 켜지 않았다. 자연의 빛으로 시간을 짐작하고 하루를 소비했다. 변하는 공기의 온도를 느끼며 밤을 맞았다.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며 글을 썼다. 엇갈린 인연들에 대한 미련, 스스로에 대한 불신, 과거에 대한 후회와 자책 등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갔다. 이미 다 지난 일이다. 푸닥거리하듯 글을 쓰며 응어리를 풀었다. 밤은 길었고 써야 할 말은 늘어갔다. 새벽이 되어서야 불을 끄고 잠이 들었다. 1시간에 한 번씩 울리는 종소리로 얼추 시간을 짐작했다. 오전 7시 30분. 문에 달린 구멍으로 아침 식사가 들어왔다. 지금 할 일은 먹는 일뿐이다. 오물오물 입안에 담긴 쌀죽을 씹으며 맛을 음미했다. 죽이 달았다. 한 번에 하나의 행동만 하니 감각은 더욱 섬세하게 느껴졌다. 이곳에서는 내 자신과 마주하며 철저하고 이기적으로 나만 생각했다.

 

 

플라톤은 육체는 영혼을 가두는 감옥이라고 보았다. 그의 말에 따르면 영혼은 육체라는 감옥 속에 꼼짝없이 감금된 채 이 세계에 존재하는 것들을 고찰한다. 육체마저 감옥에 갇힌다면 영혼은 어떻게 될까. 이중의 감금을 당한 영혼은 더한 고통을 겪거나 반대로 해탈의 경지에 이를지도 모른다. 나는 후자가 맞다고 생각한다. 멈춰야 비로소 보이는 것처럼 갇혀야 드디어 깨닫는 것들이 있다. 비단 바깥의 공기, 햇살과 자유를 일컫는 게 아니다. 신체를 옭아매고 감각을 무뎌지게 만드는 사회는 감옥과 마찬가지였다. 오로지 나만 집중하는 작은 공간에 갇혀서야 나의 존재와 감각을 오롯이 느끼게 됐다. 육체가 영혼에게 감옥일지 천국일지는 몸을 쓰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오전 10시, 종이 울리고 문이 열렸다. 나는 세상 속으로 다시 걸음을 내디뎠다. 어제와 달리 인생의 수인囚人이 아닌 주인主人이 당당하게 걸어나가고 있었다.

 

Editor 안하현 Photographer 김경수



원문링크 :

Ordinary Magazine 2017.07 No.03

http://www.ordinarymagazine.co.kr/감옥으로부터의-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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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공장장
2017.06.30 17:34

내 안의 감옥

 

"욕망, 습관, 의무, 돈....
어디에 갇혀있지 않아도
내 안의 감옥에 갇혀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삶 돌아보기, 위로, 참회, 비워내기
나를 가두는 것은 내 밖의 감옥이 아니라
내 안의 신념, 집착, 습관들.
내 안의 감옥에서 나와
갇힌 공간에서도 자유롭다!"    
                                                                          - 행복공장 릴레이 성찰 프로젝트


1.5평 독방에서 자신과 마주하다

 

2017.5.20-21 이틀에 걸쳐 나는 1.5평의 감옥에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아침9시45분까지 독방에 갇힌 채 홀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곳에서는 일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휴대전화를 하는 이외의 것을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잠을 자거나 글을 쓰거나 편지를 쓰거나 일기를 쓰거나 낙서를 하거나 간단한 그림을 그리거나 요가나 명상, 절 체조 등의 맨손 운동을 하거나 전용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고 멍하니 앉아 창밖을 온종일 내다보며 멍때리기를 해도 된다.

 

 

 

우연히 텔레비전을 보다가 알게 된 독방체험.

 

정확히 말하자면 행복공장 http://happitory.org/ 릴레이 성찰 프로젝트.

 

그 취지를 알게 되자 꼭 가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주저없이 신청서를 보냈다. 나 자신뿐 아니라 남편에게도 꼭 필요한 곳이라는 생각에 남편과 함께 참가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것은 일단 비밀로 하고...약 2주전에 언제 어딘가로 가야 한다고는 알렸으나 정확한 내용은 알리지 않았다.
남편은 무척 궁금해했고 이리저리 쑤셔보더니 거의 비슷하게 짐작을 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20일 오전 홍천에 도착할 때까지 충분히 알려주지 않았다.

 

그것은 매일 수고하는 남편에게 진정한 휴식의 시간을 선물하고 싶은 때문이기도 했고 놀라게 해주려는 생각때문이기도 했다.

 

오후 2시. 십여명의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오리엔테이션을 거쳐 독방에 들어갔다.
실제 교도소의 독방은 0.8평이라는데 그에 비하면 이곳은 궁궐이나 마찬가지이다.
깔끔하고 단정하며, 커다란 창문도 있고 푹신한 침구와 요가매트, 차를 끓여마실 수 있는 전기포트와 다기도 있다.
다만 문을 밖에서 잠그고 배식구를 통해 식사를 넣어준다는 것, 그리고 한번 들어온 이상 정해진 시간까지는 마음대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이 진짜 감옥과 같은 점일 것이다.

 

 

내가 그곳에 가고자 했던 이유는, 어쩌면 단순했다.
일단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가 필요했다. 단출한 가족 수의 살림이 뭐 그리 힘겹다고 그런 소릴하느냐 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언제부턴가 왠지 좀 지쳐가고 있었던 것같다. 왜 지쳤느냐고 또 묻는다면 글쎄...다.
그러나 나는 전반적으로 좀 힘이 들었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아무것에도 신경쓰지 않는 시간이 필요했다. 필요한데 현실의 공간에서는그것이 쉽지 않았다. 집안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신경쓰고 참견해야 하고 쉴새없이 움직여야 한다. 물론 틈틈이 주저앉아 휴식을 취하기도 하지만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게 마련이다.
하루 세번 뭐라도 먹어야 하니 그렇고, 게으르고 힘에 부쳐 일주일에 겨우 두번 정도 밖에 못하는 청소지만 그것도 더 줄일 수 없고, 며칠에 한 번씩은 빨래를 그것도 세탁기가 하지만 세탁기에 넣거나 꺼내거나 털어 널고 마르면 걷어다가 수십번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마른 빨래를 고이 접어넣는 일도 엄청난 일이다.
또 귀염둥이 뤼팽이의 산책과 두끼 밥과 약 먹이기, 하루중 틈틈이 주어져야 할 다양한 간식들을 챙겨야 하고 주3회 아침 6시면 엄마와 함께 수영장에 가야 하며 아침을 먹지 않는 남편의 나머지 두끼 식사를 늘 잘 해주지는 못해도 (남편은 먹는것에 그리 신경쓰는 편이 아니라 메뉴 선정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다)어쨌든 건너뛰게 할 수는 없으니 신경을 안 쓴다고해도 사실은 늘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은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이 모든 일들이 힘에 겨울 때가 있다.
게다가 한두쪽짜리 잡글 혹은 몇달에 걸쳐 책 한두권 분량의  원고작성이라도 해야 할때면 그모든 삶에관한 일과들이 더욱 부담으로 덤벼온다. 그러다보니 문득, 뭐 하나가 힘들다,가 아니라 가끔은 살아가는 일 자체가 힘에 부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럴때 나는 주위사람들에게 가끔 묻는다.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는데 그게 이상한가? 놀랍게도, 당연하게 다들 그렇다고 대답한다.
매일 다람쥐쳇바퀴 돌리듯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가끔은 지겨울 때가 누구에게나 있게 마련이다. 나도 그렇고 매일 밤을 새워가며 일하는 남편도 가끔은 일이 지겨울 때가 있을 것이다. 자신은 좋아서 하는 일이라지만 밤을 새워 일해도 일이 늘 밀리기만 하면 차라리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지 않겠나...다만 그는 가장이라는 의무와 책임감때문에 그런 소리를 쉽게 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차라리 아무 부담없이 쉬고싶다고 복에 겨워 투정을 부리는 것은 아니었나...

 

정말 온전하고 알찬 휴식이 필요한 것은 남편일 것이라는 생각에, 그에게 진정한 휴식을 선물하기로 했다.
그리고 또 나에게도. 그 방에 들어가면 강제로라도 그렇게 할 수 있다니 꼭 가봐야했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독방에 들어갔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만난 참가자들은 모두 만족스러워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독방 내부

 

오후2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45분까지 20시간정도를 홀로 저 방안에서 뒹굴며 각자 많은 일들을 겪었을 것이다. 나의 경우, 총 11시간 정도 잠을 잤고 생각노트 비슷한,그곳에서 나누어준 공책에 적힌 항목대로 생각을 떠올려보며 적어내리기도 했다. 어떤 사람은 집나간 자아를 찾았다고도 하고...대부분 뒤돌아보지 못하고 앞만 보고 내달리느라 지치고 힘들었던 자신을 내려놓고 돌아보며 한숨고르기를 하는 시간들을 보냈다고 이야기한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특별한 정신병이 있거나 궁지에 몰린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 나와 너처럼 평범하고 성실하게 자신의 몸이 지쳐가는 줄도 모르고 바쁘게 살아가는 특별할 것 없는 우리의 이웃들임에 틀림없다. 그러다 우연히 행복공장의 독방프로젝트 http://happitory.org/prison_intro를 알게 된 순간, 모두들 '그래 바로 저기야!'라고 외치며 달려온 사람들이다.
누구의 방해도 없이, 아무 것에도 구애받지 않으며 온전히 자신을 향해서만 관심과 집중이 가능한, 현실의 공간이지만 그러므로 더욱 비현실적인 독방에 들어가서야 진정한 자유를 찾은 사람들이다.
작은 문 안에 갇힘으로써 사고의 폭을 더욱 확장하고 과거를 더듬고 현재를 통해 좀더 나은 미래로의 확장을 꿈꾼다.

 

독방 건물. 각각의 창이 하나의 독방에 해당한다.

 

행복공장 방문자센터. 이곳에서 수감절차를 밟는다.

 

독방건물 내부 2층. 각각의 독방이 보인다.
           

언제든지 다시 수감가능하다는 의미에서 가석방증명서를 준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거나 휴식이 필요할 때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보면 적잖은 것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다시 독방으로 들어가고 싶어진다면 나는 또 그만큼 지쳤다는 뜻이 될까.
그러면 다시 가고 싶지 않아야 다행일까.

 

 

원문출처 :
내 안의 감옥_24시간 독방체험 프로젝트 참가 후기
by somehow May 22. 2017
https://brunch.co.kr/@somehow/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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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공장장
2017.06.17 21:03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행복공장은 '성찰을 통해 개개인이 행복해지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위기와 갈등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프로젝트를 기획하였습니다. 3월부터 5월까지 매주말 스무 명 남짓의 사람들이 1.5평 독방에서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24시간의 고요를 통해 내가 새로워지고 우리 사는 세상이 행복해지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행복공장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감옥에서 온 편지 12] 아날로그적 삶



법인에서 사회복지사 소진 예방을 위해 '내 안의 감옥'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안했고, 기대 반 걱정 반으로 '행복공장'에 대한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블로그, 카페 등에 다양한 글이 올라와 있었는데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서 좋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적어도 나의 삶에 있어서 아날로그식의 생활방식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무의식중에 프로그램 정보를 얻기 위해 미디어, 매체 등을 활용하는 나를 보며 이미 디지털화되었음을 자각할 수 있었다. 사실 1인 가구가 보편화된 현대 사회에서 독방체험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매체와 단절한 채 떠나 있는 경험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도전에 있어서는 몸을 사리지 않기 때문에 희망의 날개를 활짝 펴고 홍천으로 향했다.


사회에 소속되어 맡은 역할은 다양하겠지만 똑같은 수련복으로 갈아입고 한 명의 참여자로 임했다. 프로그램 일정 및 규칙에 대해 소개를 받고, 간단한 산책 후에 'The Prison Inside Me'가 시작되었다.



푹~ 쉬고 오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으나 들어가자마자 누워서 무엇을 해야 할 지 고민했다. 나에 대해 생각을 하다 보니 주변인들을 빼놓을 수 없었고, 과거로 돌아가며 생각나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며칠 전 헤어진 남자친구를 필두로 어릴 때 친구까지... 손편지를 쓰다 보니 컴퓨터, 핸드폰 문자메시지에만 익숙해져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정성과 진심을 종이에 옮겨 담았다. 종착점은 '나에게로의 편지'였다. 무려 6장을 빽빽하게 쓰면서 거짓도 꾸밈도 없는 진정한 이야기를 썼다. 남들에게 보여주는 글이 아닌 오롯이 나에게 쓰는 것이라 자아를 탐색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도구가 되었다. 장소의 영향인지 매일 쓰는 일기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어느새 그 곳에 젖어들어 바깥세상에서의 내가 아닌 그 곳에서의 나를 돌아보고 있었다.



숙제처럼 여겨졌던 워크북의 내용 중에서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쓰는 편지가 있었는데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해 찬찬히 쓰면서 어떻게 살아갈지 구체적,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문제가 되는 행동들에 대해 수정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눈 깜짝할 사이에 하루가 지나갔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 '나누기' 시간에 여러 가지 소감이 있었다. 독방이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그 속에서 무언가를 느끼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분, 살아오면서 남의 시선에 대해 신경 쓰지 않겠노라고 다짐했지만 타인의 행동에 반응을 보이는 자신을 발견했고, 그것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는 분도 있었다. 나에게 있어서는 꼭 기억하고 싶은 추억 중의 하나였고, 기회가 된다면 조금 오랜 시간 체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공장 관계자 분들의 모습에 감동했고, 그러한 여유를 가질 수 있음에 감탄했다. 나 또한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그러한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장님께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올 예정이라고 말씀하셨다. 현재 청소년과 함께 지내고 있어서인지 자아정체감을 확립하는 시기의 청소년이 자아를 탐색하거나 인식하는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은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어떤 것이라도 느낀 바가 있다면 자신의 삶의 방향성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이 글을 마친다.


글 | 이선미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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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공장장
2017.06.07 09:00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행복공장은 ‘성찰을 통해 개개인이 행복해지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위기와 갈등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프로젝트를 기획하였습니다. 3월부터 5월까지 매주말 스무 명 남짓의 사람들이 1.5평 독방에서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24시간의 고요를 통해 내가 새로워지고 우리 사는 세상이 행복해지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happitory.org/relay_intro 에서 볼 수 있습니다)


릴레이성찰 프로젝트 열한번째 이야기



3월부터 시작한 '릴레이성찰 프로젝트 2017-봄' 시즌의 마지막 열한번째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사계절이 예쁜 홍천수련원이지만,

특히나 초록색으로 둘러싼 홍천은 더 아름답습니다.

이번주에는 맑은 하늘에 구름이 떴어요~



봄시즌 마지막 일정을 맞이하여, 더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는데요.

이번에는 행복공장 프로그램에 이미 참가한 분들이 많이 와주셨고,

특히나 행복공장 릴레이성찰 프로젝트를 보고 관심이 가서 신청한 중학생 참가자님과 함께했습니다.


프로그램을 마치고 진행한 출소파티때 섹소폰연주를 해주신 스승님과 제자 참가자님.

프로그램 시작 전에 섹소폰 연주 리허설 덕분에 아침부터 귀호강하였습니다.

출소파티때 멋진공연 들려주셔서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시간도 세상의 소식들도 모두 잊어버리는 시간



어떤시간들을 보내고 계실까요?

비우고 비우면..다시 무언가로 채워지지 않을까요?


각자 어떤 느낌과 어떤 시간들을 보내셨는지 서로 이야기를 나눠요~

.

.

.

.


가석방 증명서에 쓰인 문장처럼...

  "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 나와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삶'을 사는 것을 조건으로 가석방을 명합니다.   "


일상으로 돌아가셔도 잊지 마세요!^^



참가자분들이 함께해주셔서

그리고 그안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내주셔서

'릴레이성찰 프로젝트 2017-봄' 열한번의 시간을 잘 마칠수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9월부터 시작하는 시즌2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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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공장장
2017.06.03 20:39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행복공장은 ‘성찰을 통해 개개인이 행복해지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위기와 갈등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프로젝트를 기획하였습니다. 3월부터 5월까지 매주말 스무 명 남짓의 사람들이 1.5평 독방에서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24시간의 고요를 통해 내가 새로워지고 우리 사는 세상이 행복해지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happitory.org/relay_intro 에서 볼 수 있습니다)


릴레이성찰 프로젝트 열번째 이야기



5월 20일~21일 릴레이성찰 프로젝트 열번째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릴레이성찰 프로젝트 추진위원 임순례감독님을 비롯하여,

선물이 될것 같아 함께 짝궁과 참석해주신 부부참가자님.

이미 참가한 남편분의 추천을 받고 친구분들과 함께 오신 참가자님들

SBS 뉴스토리에 나온 방송을 우연히 보고 신청해 주신 참가자님...


날씨가 너무너무 좋았던 이번 주에도 많은 분들이 홍천을 찾아주셨습니다. 



이제 '나'를 만나러 수련실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가장 밀접한 우리의 친구(?)들과 잠시만 안녕...



                       

넓은 창을 통해 보이는 풍경입니다.

참가자분들은 어떤 시간을 보내고 계실까요?



끄적끄적...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고, 지친몸을 쉬게 하는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각자 모두 다른 시간들을 보냅니다.



1박2일의 시간이 끝나고, 다시 일상을 향해 나갑니다.



프로그램 마친 소감을 말씀해 주시는 모습과,  홍천수련원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모습입니다.

푸르른 나무와 함께 그림같은 장면입니다.^^



행복공장 텃밭에서 키운 상추를 조금씩 나눠드렸습니다.

집에 가셔서 채식식단으로 맛있는 저녁 드셨을까요? 아니면 맛있는 고기반찬에  상추쌈 드셨을까요?

문득 궁금해 집니다.^^


릴레이 프로젝트의 수료식은 '릴레이'로~~~

정말 유쾌한 이 순간입니다.


화창한 5월의 주말

여느 주말과는 다른 특별한 주말이 되셨기를....소중한 선물이 되셨기를 기원합니다.

열번째 릴레이성찰 프로젝트에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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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공장장
2017.05.31 15:23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행복공장은 ‘성찰을 통해 개개인이 행복해지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위기와 갈등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프로젝트를 기획하였습니다. 3월부터 5월까지 매주말 스무 명 남짓의 사람들이 1.5평 독방에서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24시간의 고요를 통해 내가 새로워지고 우리 사는 세상이 행복해지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happitory.org/relay_intro 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감옥에서 온 편지 11] 따로 또 같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남편이 어디든 함께 다니고 싶어해서 나 혼자 어딜 가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같이 가는 수밖에 없다. 남편에게도 나쁘지 않은 선물이 될 것이 틀림없다.

그와 나는 어느 화창한 5월의 토요일, 길을 나섰다.



'혼자 있기 위해 같이 가는 것이다.'

그 고즈넉하고 차분한 초록의 산자락에 사람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찾으러 간다. 그리고 20여 시간의 완전한 자유를 자기만의 독방에서 누린다.

사실, 어디서나 우리는 얼마든지 혼자 있을 수 있다. 화장실에서나 샤워할 때나, 혹은 쇼핑이나 여행, 또는 잠을 잘 때도 원한다면 얼마든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왠지 그런 일상 속 혼자만의 시간은 진정으로 온전히 혼자 누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

수명이 다돼가는 배터리처럼 언제부턴가 쉽게 지치고, 좀 쉬고 싶다고 종종 중얼거리는 자신을 발견했을 즈음, 나는 우연히 행복공장의 릴레이 성찰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다. 독방에서 혼자 1박 2일을 지낼 수 있다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라니!



'앗, 저 곳엔 내가 가야 해!'

주저 없이 신청서를 날린 그날부터 나는 그 초록 산자락의 독방에 갇힐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궁금해 죽겠다는 남편을 끌고 홍천에 도착했다. 역시 남편은 흥미로워했고 일정이 끝났을 때, '생애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며 소감을 밝혔다.

날마다 밤잠 설쳐가며 일하는 일생 중에 겨우 하루정도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큰일이 나지는 않는다. 세상과의 연결고리 같은 휴대전화를 하루정도 외면했다고 해서 특별한 일도 없었다. 결국, 그 모든 일상의 조바심과 불안과 걱정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나 역시 날마다 똑같이 반복되는 사소한 일상에 싫증나고 지쳐있었다. 모든 일과를 내가 시작하고 끝내야 한다는 강박증과 조바심이 스스로를 괴롭혔던 것인지도 모른다.



마침내 20여 시간 동안 주어진 아늑하고 고요한 독방에 누워 실컷 잠을 자다가 뒹굴다가 배식구로 넣어주는 정갈하고 담백한 식사를 먹는다. 그리고 도시에서 홀로 잠을 자거나 밥을 먹거나 쉴 때는 미처 더듬어보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멀리 시간과 비용을 치러가며 찾아오는가.... 그것은, 혼자만의 공간에 머무르며 자신의 생각에 귀 기울이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형식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달리기를 하기 전 출발선에 서서 숨을 고르는 것처럼, 스스로의 내면에 침잠하기 위해 갖춰져야 할 형식이란 즉, 이와 같은 자연 속, 이와 같은 독방을 향해 달려오는 동안 그 방에 스스로 들어가 갇힐 마음의 각오를 하고 생각의 수문을 열어젖힐 준비자세를 갖추는 것이다.



그로써 마침내 자신만의 방에 들어갔을 때, 우리는 닫힌 마음을 열고 먼지 낀 생각의 퍼즐조각들을 쏟아 부어 과거를 더듬고 현재를 조망하며 좀 더 빛나는 미래로의 확장을 열렬히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녀, 아내와 남편, 너와 나...우리는 모두 더불어 살아야 할 존재들이다. 함께 살아가야 하기에 더욱이, 가끔은 자기만의 고요한 방에서 완전하고 절대적인 휴식과 달콤한 반성과 새로운 설계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 모두는 '따로, 그러나 또 같이' 살아야 하는 불완전한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글 | 유정화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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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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